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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에세이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료마가 간다』와 사카모토 료마의 길

arrowmaster 2025. 5. 1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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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는 고등학교 시절 나에게 ‘역사를 바꾸는 사람’에 대한 감동을 남긴 책이었다. 권력 중심이 아닌 인물이 어떻게 시대를 바꾸었는지, 그리고 그를 그려낸 작가의 역사 인식까지 다시 되짚어본다.


📚 처음, 이 책은 나를 ‘역사’에 끌어들였다

고등학생이었던 어느 날, 한 권의 두꺼운 책을 우연히 집어 들었다.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竜馬がゆく)』.
일본 역사도, 메이지 유신도 낯설었던 나에게 이 소설은 놀라운 흡입력과 인물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 책은 단순한 전기 소설이 아니었다.
그건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과 ‘신념’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 서사였다.

※ 본 글에 등장하는 시바 료타로는 일본 근현대사를 주제로 한 국민작가로 평가받지만,
그의 역사 해석은 한국 시각에선 다소 비판적 논의가 따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된 시각은 글 말미에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시고쿠의 무명 무사, 일본을 흔들다

**사카모토 료마(坂本竜馬)**는 에도 막부 말기, 시고쿠 도사번 출신의 하급 무사였다.
그는 고위 관료도, 유력 가문 출신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 번의 울타리를 넘어 ‘국가’를 상상했고,
  • 막부와 조슈·사쓰마의 대립을 조정하며,
  • 봉건 무사 체제를 넘어 근대적 통치 체제로의 이행에 결정적 연결고리가 되었다.

『료마가 간다』는 그런 료마를 청춘의 상징, 유신의 영혼, 자유로운 사상가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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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바 료타로가 그려낸 ‘영웅’의 초상

시바 료타로는 료마를 단순한 무장이나 정치적 기획자로 보지 않았다.
그는 료마를 국경과 신분을 초월해 ‘사람’을 중심에 둔 사상가로 그려낸다.

“그는 칼이 아닌, 말로 싸웠다.
그는 권력을 원하지 않았고, 오히려 권력을 버렸다.”

 

이런 영웅상이 고등학생이던 나에게 주는 울림은 컸다.
역사에서 이름조차 없는 이가 ‘생각과 실천’으로 역사를 흔들 수 있다는 것.
그건 단지 일본사의 한 장면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를 잇는 영감이기도 했다.


⚠️ 그러나, 지금은 묻고 싶다 – 그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성인이 된 후, 나는 시바 료타로를 다시 읽었다.
그는 『언덕 위의 구름』에서 러일전쟁과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묘사했고,
당시 식민지 확장과 주변국 침략에 대해선 비판적 거리두기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정면 비판 대신, 조용한 침묵으로 지나친 서술이 많다.”
그래서 그는 종종 ‘우아한 민족주의자’, 혹은 **‘교양 있는 국수주의자’**라 불린다.

 

그렇기에 『료마가 간다』 속 사카모토 료마 역시,
역사적 맥락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야 할 여지가 많다.

그가 상상한 '근대 국가의 미래'는,
결국 한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게 제국주의라는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 그래도, 우리는 료마를 읽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료마가 간다』를 다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안에는 시대의 전환기, 주류가 아니었던 한 개인의 고민과 열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늘날로 말하면,

  • 중앙 정치권과는 무관한 지방의 젊은 개혁가,
  • 제도권 밖에서 체제를 바꿨던 연결자,
  • 기득권이 아닌 가능성의 인물이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그가 어디에서 왔는가가 아니라, 어디를 향했는가이다.


🌏 지금, 우리는 누군가의 ‘료마’를 기다리는가

『료마가 간다』는
‘시스템 안의 인물’을 조명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 시스템을 의심하고, 그 시대를 바꾸고자 한 자의 이야기다.

그가 속한 일본이라는 국가가 어떤 길을 갔든,
그가 바라본 미래는 지금도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도 지금 누군가의 **“료마가 간다”**를 다시 써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 한민족이라 스스로를 부르고,
하나의 국가를 지향하는 우리가
정작 세대와 지역, 출신과 계층에 따라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지금—
‘비주류였지만, 시대를 이끈 한 사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통, 개혁, 연결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남긴다.

 

『료마가 간다』는 일본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 속에는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이 다시 새겨야 할
"사람이 역사를 만든다"는 메시지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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