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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문화 비평/태평양 전쟁

[외전] 오키나와, 죽음의 섬이 되다

arrowmaster 2025. 5. 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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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민간인 10만 명의 목숨이 사라진 오키나와 전투.
총알보다 무서웠던 건, 일본군이 만든 공포였다.
그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이 아니었다 – ‘류큐 왕국의 기억’

오늘날 오키나와로 불리는 이 섬은, 원래 류큐 왕국이라는 독립된 국가였다.
중국 명·청 왕조와 조선에 조공을 바치며 해양 무역의 중심지이자 외교적 중립국 역할을 했던 류큐는
임진왜란 발발 당시, 조선에 병력을 파견해달라고 명나라에 요청할 정도로 동아시아 질서의 일원이었고, 지극히 평화적이고 문화 중심적인 국가였다.

그러나 1609년 일본의 사츠마번 침공 이후, 명목상 독립을 유지하던 왕국은
19세기 말 메이지 정부에 의해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병합당한다.
이로써 오키나와는 ‘일본 내부 식민지’로 전락했고,
그 후의 역사는 억압과 차별, 그리고 희생의 연속이었다.


🪖 본토 대신, 변방에서 전쟁하라

1945년, 미국은 본토 침공에 앞서 오키나와 섬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펼친다.
일본 군부는 ‘내지(本土)’를 보호하고, ‘외지(沖縄)’에서 최대한 적을 막겠다는 발상 아래,
오키나와에 병력 10만 명 이상을 투입한다.

하지만 이 전략은 단순한 방어 계획이 아니었다.
일본 본토보다 식민지였던 오키나와를 먼저 소모하겠다는 선택이었다.
이미 ‘본토’와 ‘식민지’의 운명은 다르게 설계되어 있었던 것이다.


🔥 참호와 땅굴, 점진적 진격

미군은 사이먼 B. 벅너 중장의 지휘 아래,
지하 땅굴과 참호에 은거한 일본군을 상대로 **“점진적 진격(grinding attack)”**을 시작한다.
포격, 전차, 화염방사기, 항공 폭격이 이어지는 가운데도
일본군은 ‘결사항전’을 외치며 무차별 저항을 이어간다.

한편, 미 해군은 카미카제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으며 보다 빠른 진압을 요구했지만,
벅너는 육군 중심의 전략을 고수한다.
그 결과 오키나와는 태평양 전쟁 중 가장 길고, 가장 유혈이 낭자한 지상전이 된다.

📷 본 블로그에 사용되는 이미지는 운영자가 직접 이미지 생성 도구를 활용하여 제작합니다. Images used in this blog are created by the author using AI-based image generation tools.


☠️ ‘전선 붕괴 이후’ 민간인의 지옥

전투가 슈리성 이남으로 확대되며,
패잔병들과 함께 오키나와 주민들도 동굴, 숲, 폐가로 피난을 떠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 동굴 속 두 이야기

  1. 공포로 인한 집단 자살
    한 동굴에선 만주에서의 일본군 잔혹행위를 기억하는 노인들이
    “우리가 미군에게 잡히면 그보다 더한 일을 당할 것”이라 말하며,
    수십 명이 수류탄과 칼로 집단 자살을 감행했다.
  2. 신뢰로 지켜낸 생존
    반면, 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주민이
    “미군은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득해
    한 동굴 전체가 항복 후 생존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둘의 차이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었다.
정보의 유무, 그리고 일본군이 퍼뜨린 조작된 공포가 결정적이었다.


🧨 일본의 전쟁관 – 생명은 도구였다

  • 부상병은 자결을 명령받고
  • 민간인은 전투 방패로 이용되며
  • 카미카제는 명예로 미화되었다

이 모든 걸 감싸는 슬로건이 바로
“일억 옥쇄(一億玉砕)” – 1억 국민이 옥처럼 깨져 죽더라도 일본을 지키겠다는 말이었다.

그 결과,

  • 일본군 사망자 약 9만 명
  • 미군 사망자 약 1만 2천 명
  • 민간인 사망자는 약 9만~12만 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건 무고한 주민들이었다.

📌 마무리 – 오키나와는 누구의 섬이었는가

이 섬은 한때,
중국과 조선, 일본 사이를 잇는 평화로운 왕국이었다.
그러나 일본 제국은 그것을 식민지로 만들었고,
마지막 전쟁에서는 총알받이로 내몰았다.

민간인의 죽음은 총알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죽은 이유는,
일본이 생명을 경시하고 공포를 조작했기 때문이다.

그 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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