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ep.6 - 서울 재함락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서울을 다시 내주었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UN군과 국군은 반격을 준비했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전쟁은 점차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한반도는 이제 속도가 아닌 지속의 전쟁, 장기전에 돌입했다.
1. 1·4 후퇴 – 서울, 두 번째로 빼앗기다
1951년 1월 4일. 서울은 또다시 함락되었다.
중공군의 대대적인 개입과 은밀한 야간 침투에, 전선은 무너지는 듯 보였다.
수많은 민간인들이 다시 남하했고, 수도를 내준 충격은 엄청났다.
그러나 이번 후퇴는 이전과 달랐다.
장진호 전투와 흥남 철수를 통해 살아 돌아온 병력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UN군은 퇴각과 동시에 후방에 새로운 방어선과 반격의 구상을 세웠다.
“서울을 빼앗겼다고 전쟁을 잃은 것은 아니다.”
– 더글러스 맥아더
2. 전열 재편 – 반격의 시작은 살아남은 자들이었다
장진호 전투에서 혹한 속의 혈전을 버티며 살아남은 미 해병대,
흥남에서 무수한 피난민과 병력을 싣고 남하한 병력과 자원.
그들은 후방에서 재정비되었고, 다시 전선을 향해 북상할 준비를 갖췄다.
이제 UN군은 되찾는 전쟁을 시작하려 했다.
서울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다. 정치적, 군사적 상징의 중심이었다.
3. 용문산 전투 – 산에서 멈춰선 중공군
1951년 2월, 경기도 양평.
중공군은 여전히 은밀한 야간 침투와 포위 작전을 시도했지만,
국군 제6사단은 용문산에서 결사항전하며 이를 저지해냈다.
이 전투는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었다.
서울을 다시 잃었지만, 이제는 고지를 사수할 힘이 생겼다는 증거였다.
중공군의 빠른 기동에도 불구하고, 이제 UN군은 전선을 붙들고 있었다.
“우리는 뺏기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 국군 6사단 장교 회고

4. 전선의 변화 – 속도에서 고착으로
1951년 3월 14일, 서울은 UN군과 국군에 의해 다시 수복된다.
그러나 이 승전은 새로운 현실을 알리는 경계선이기도 했다.
전선은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고지 하나, 참호 하나를 두고 수백 명이 죽고 살아나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제 전쟁은 속도가 아닌, 지속의 싸움이다.”
– 미 제8군 정보과 보고서 (1951)
UN군은 화력으로, 중공군은 인원과 야간 침투로 버텼다.
한 발짝 전진도, 고지 하나 사수도 값비싼 희생을 요구했다.
전쟁은 점점 ‘붙기 시작’했고, 고착화의 징후가 뚜렷해졌다.
5. 파로호 전투 – 산과 물의 격전지
강원도 인제의 파로호.
이곳은 폭약으로 강물을 막아 만든 인공 호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1951년 5월,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는 중공군과 국군의 고지 쟁탈전이었다.
실질적인 전략 성과보다, 이 전투는 사기 회복의 전환점이었다.
장진호를 지나 살아남은 자들과 파로호를 지켜낸 자들이
다시 북으로 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 시점부터, 전쟁은 북진이 아닌 고지 유지 중심의 소모전으로 구조화되기 시작했다.
6. 맥아더 해임 – 고착화된 전쟁의 결정적 분기점
서울을 되찾은 UN군은 다시 북진할지 말지를 놓고 격론에 휩싸였다.
맥아더는 중국 본토 폭격, 대만 해협 봉쇄, 장제스의 병력 투입까지 주장하며
전쟁의 전면 확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 본토의 여론은 달랐다.
트루먼 행정부는 유럽에서의 소련 견제를 더 우선시했고,
한국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강하게 경계했다.
결국 1951년 4월 11일, 트루먼은 맥아더를 전격 해임한다.
이는 단순한 지휘권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이 이 전쟁을 ‘확전’이 아닌 ‘제한전’으로 명확히 선을 그은 사건이었다.
“전쟁은 장군들이 아니라, 국가의 정책으로 결정된다.”
– 트루먼, 맥아더 해임 성명 중
맥아더 해임 이후 전선은 명확해졌다.
UN군은 북진보다 현 전선 유지에 집중했고,
한국 전쟁은 본격적인 고착화·지구전·소모전의 시기로 들어간다.
🔚 마무리 – 되찾은 서울, 그러나 끝나지 않은 전쟁
서울은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그 대가로, 수많은 생명과 시간, 그리고 평화를 잃었다.
전쟁은 이제 움직이지 않는 전선 위에서,
참호 속 병사들의 인내와 포화 속의 버팀으로 이어졌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이 고착화된 전선 속에서 벌어질
고지전과 정전협상,
그리고 이 전쟁의 다음 국면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