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 에도막부 말기 시대사를 시작하며
아이즈의 저주 – 메이지는 끝났는가?
⏱️ [요약 / 성찰형]
이 시리즈는 단지 '막부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누가 시대의 주인이 되었고, 누가 그 문밖에 버려졌는지를 묻는다.
'개혁'이라 불린 구조 안에서, 과연 모두가 새 시대의 수혜자였는가?
이 글은 앞으로 시작될 9부작의 방향과 질문을 담은 서문이다.
1. 메이지 유신, 그것은 진정한 혁명이었는가?
여러분은 메이지 유신을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 한국보다 앞서 서양 문명을 받아들인 개화의 서사?
- 아니면, 정한론·군국주의·제국주의로 이어진 피의 출발점?
- 혹은, 권력을 재편하고 계급 구조를 세습한 또 다른 봉건의 이름?
우리는 이 시리즈를 통해 묻고자 합니다.
“메이지는 누구의 것이었는가?”
“그리고, 정말 끝났는가?”
2. 사쓰마와 조슈 – 새로운 시대의 주인들
메이지 유신은 도쿠가와 막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질서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육군은 조슈, 해군은 사쓰마가 장악
- 메이지 정부 내각과 군벌은 두 번(藩)의 출신들이 독점
- 이후에도 고이즈미 준이치로(사쓰마), **아베 신조(조슈 계보)**와 같은 인물들이 일본 권력의 축을 형성
즉, 메이지는 단순한 개혁이 아니라,
**“새로운 주인의 시대”**였던 셈입니다.
3. 그 주인의 그림자, 아이즈
그러나 그 뒤편에는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잃은 번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즈번(会津藩)**입니다.
- 도쿠가와 막부에 끝까지 충성한 대표적 번
- 신선조와 함께 교토에서 존황양이파를 탄압
- 보신전쟁 중 아이즈 전투에서 최후 항전 → 무력함락
⚔ 백호대의 자결은 메이지가 얻은 질서 뒤에 감춰진 가장 비극적인 유산이었습니다.
이후 아이즈는 '역적 번'으로 낙인찍히며,
정치적 입지에서도, 국가적 기억에서도 사라졌습니다.
4. ‘아이즈의 저주’는 상징이다
‘아이즈의 저주(会津の呪い)’란 말은, 역사학 용어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복된 정치 소외,
그리고 지역 불균형 속에서 나온 역사의 그림자이자 은유입니다.
- 메이지 이후, 아이즈 출신 정치인 거의 없음
-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 해당 지역은 옛 아이즈 영역
- 전력은 수도권에, 피해는 지방이 감당
- 언론과 지역 시민 사이에 “또다시 국가에 버려졌다”는 정서 확산
“백호대가 사라진 땅에, 원전이 무너졌다.
이것은 역사인가, 반복인가.”
-일본 내 지역 언론과 일부 평론가들이 2011년 후쿠시마 사태를 두고 사용한 상징적 수사-

5. 지금도 끝나지 않은 메이지 –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오늘날 일본 정계에는 여전히 “사쓰마 계”, “조슈 계”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 자민당 내부 일부 계파는 번 계보 기반
- 특정 지역 출신이 권력과 예산을 독점
- 제도는 민주주의지만, 기반은 메이지 시절 권력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 정말 메이지는 끝났습니까?
- 아니면, 단지 질서를 바꾼 듯한 또 다른 반복이었습니까?
🏯 우리가 시작할 이야기 – 9부작 에도막부 말기 시리즈
이 시리즈는 단지 연대기적 사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속에서
- 사상의 무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 번마다 달랐던 권력 투쟁의 양상
- 누구의 이름은 살아남았고, 누구의 이름은 지워졌는지를
입체적으로 추적할 것입니다.
아이즈는 그 중 하나의 예시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 ‘하나’가 이 시대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메이지는 끝났는가?
정한론, 군국주의, 제국주의…
이 모든 피의 서사는 메이지로부터 시작되었고,
그 시작엔 사쓰마와 조슈의 깃발,
그리고 아이즈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이 글은 **시리즈를 시작하는 '문'이자 '경고'**입니다.
당신이 기억하지 못했던 이름들을 다시 불러내는 시간,
지금 시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