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ep.4 도쿄 대공습 – 불타는 밤, 전쟁이 민간을 향하다
1945년 3월 10일, 도쿄는 타오르고 있었다
미드웨이 해전 이후 전황은 서서히 미국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45년, 미국은 일본 본토를 향한 전면 공습을 단행합니다. 그 시작이자 절정이 된 도쿄 대공습은 단 하루 밤 사이 10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한 참혹한 사건이었습니다. 전쟁은 이제 군사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향한 것이 되어갑니다.
🇺🇸 전선은 바다에서 하늘로
미드웨이 해전 이후 미국은 섬 점령을 통해 일본 본토에 접근해갔습니다. 사이판, 티니안, 괌 등 마리아나 제도를 확보한 미군은 장거리 폭격기 B-29 슈퍼포트리스를 배치하여 일본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합니다. 전략적 요충지를 넘어선 이 제도들은 이제 공습의 교두보가 되었습니다.
✈️ 야간 폭격, 도시 전체를 덮다
1945년 3월 10일 새벽, 미군은 르메이(Curtis LeMay) 장군의 지휘 아래 도쿄 도심에 대한 야간 공습을 단행합니다. 기존 고고도 정밀 폭격이 아닌, 저고도에서의 대규모 소이탄 투하라는 파격적 전술이었습니다.
그날 투하된 네이팜탄과 소이탄은 목조건물이 밀집한 도쿄 시내를 불바다로 만들었고, 그 불길 속에서 약 10만 명이 사망하고, 27만 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되었습니다. 이는 단일 공습으로는 세계 역사상 최악의 민간인 피해를 낸 사건 중 하나입니다.
⚖️ 전쟁의 효율과 윤리 사이
도쿄 대공습은 군사시설이 아닌 도심, 주거지 중심의 무차별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전략적 효과와 윤리적 비판 사이에 서 있습니다.
- 🇺🇸 미국 측 주장: 일본의 전쟁 능력을 붕괴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 🇯🇵 일본 및 국제 여론: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대량 학살이었다는 비판.
이후 오사카, 고베, 나고야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공습을 당하며 일본은 점차 도시 기능과 사기를 잃어갔습니다.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로 가는 길
도쿄 대공습은 단지 하나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핵무기 사용 전, 일본을 항복시키기 위한 심리적, 물리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된 공습이었습니다.
미국은 이 공습 이후에도 일본이 항복하지 않자, 결국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합니다. 그 과정에서 도쿄 대공습은 **'핵을 쓰지 않고 일본을 굴복시킬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 마무리하며
도쿄 대공습은 전쟁이 민간으로 확장된 참혹한 예였습니다. 전쟁의 끝은 가까워졌지만, 그 끝을 향한 길은 불길과 잿더미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도쿄의 하늘에서 쏟아진 불은 단지 군사 전략이 아니라, 전쟁이 인간의 삶 자체를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잔혹한 증거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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