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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전쟁 그 후 – 재무장하는 일본, 반전(反戰)의 불꽃은 사라졌는가?

arrowmaster 2025. 6. 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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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현재, 일본은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겪고 있다.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 ‘방위비 GDP 2% 상향’, ‘전수방위 원칙의 유연화’ 등 자위대의 성격은 사실상 군대 수준으로 확대되었고, 이는 주변국에게 상당한 안보적 긴장감을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처음부터 재무장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변화의 맥락에는 전쟁 후 일본 사회가 겪었던 극심한 고통과 반전주의의 역사, 그리고 점차 사라져가는 기억의 정치가 존재한다.


🌪️ 전후의 폐허 속, 평화를 지키려 한 사람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은 도쿄 대공습을 포함해 전국 주요 도시가 포격으로 잿더미가 되었고, 수십만 명이 가족과 집을 잃었다. 전장에서는 보급조차 받지 못한 병사들이 외딴 섬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들의 고통은 전후 일본 사회에 강한 반전 정서를 낳았다.
“다시는 전쟁을 반복하지 말자.”
그것은 유토피아적 이상이 아니라, 생존자들이 피로 새긴 절규였다.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1947년 제정된 일본국 헌법 제9조는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며, 일본은 세계사에 전례 없는 헌법적 비군사주의 국가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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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사라지지 않은 불씨 – 전장을 경험하지 않은 자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았다.
특히 만주와 한반도, 중국 전선에서 활동하던 관동군 출신 인사들, 전후 GHQ(연합군 최고사령부)의 검열을 피해 간직된 군국주의적 사고방식은 일부 사회 세력의 밑바탕으로 남았다.

전후 일본 보수 정치의 일부는 “전쟁은 미국의 책임”이라는 희생자 담론으로 자신들을 포장했고, 패전 책임에 대한 반성과 청산보다 **‘피해의 역사’**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여론을 움직였다.

그들은 전후 세대를 향해 말한다.

“우리는 피해자다. 우리도 원폭을 맞았고, 공습을 당했다.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다.”

 

이러한 논리는 국가적 자기 반성을 무디게 만들고, 시간이 지나며 점차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다.

 


🧱 일본의 반전주의는 어디에 남았는가?

한때, 일본에는 강한 반전주의 문학과 대중문화가 존재했다.

  • 오에 겐자부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통해 반핵·반전 메시지를 전했고,
  • 히비야 공원고시엔 야구장에서는 전몰자 추도와 평화 집회가 이어졌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전쟁이 낳은 황폐한 자연과 인간의 탐욕을 비판했고,
  • 바람이 분다』는 제로센(零戰)을 설계한 호리코시 지로의 인간적 고뇌를 통해 전쟁 기술자들의 책임과 딜레마를 묘사했다.

그러나 이런 작품들은 점점 과거의 유산이 되고 있다. 오늘날의 일본 사회는 점점 **전쟁의 상처보다 ‘자위권 회복’과 ‘국가 자존’**을 더 많이 말하고 있다.


⚔️ 재무장, 선택인가 운명인가

일본이 재무장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지정학적 현실도 존재한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중국의 군사 팽창, 미일동맹의 역할 변화는 일본에게 더 이상 ‘평화헌법’만으로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다는 인식을 퍼뜨렸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식에 있다.
‘억지력 확보’라는 이름으로 역사 청산 없는 군사 확대는, 결국 가해의 역사를 덮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과거를 망각한 재무장은, 미래에 반복될지도 모르는 더 큰 참사에 면죄부를 줄 뿐이다.


💭 결론 – 기억과 용기의 정치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총성이 멈춘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을.
진정한 종전은 말의 폭력이 멈추고, 기억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정치가 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오늘날 일본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과거를 되새기며 평화를 지키려는 용기를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잊는 것을 통해 편리한 미래만을 꿈꾸려 하는가?

지금 일본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군함이 아니라,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지키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기억하려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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